한동안 소홀했던 만화책 리뷰...
두번째 리뷰는 최근에 지른 '크르노 크루세이드'를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후르츠 바스켓 먼저 하게 되었네요.
치유계 순정만화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후르츠바스켓.
너무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웠던 작품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이 포스팅은 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줄거리는 이성에게 안기면 씌인 12지 혼령의 모습으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소마 가문에
얹혀살게된 토오루가 소마 가문의 아픔을 감싸주고 치유해 나간다는 이야기이다.
십이지 동물들과 고양이, 그리고 주먹밥이 넘치도록 담긴 바구니 같은 느낌.
1권을 처음 본 순간 기대하고 봤던 만큼의 따스하고 즐거운 홈코미디를 볼 수 있어서 놀라웠다.
보통 기대하고 본 작품은 실망하기 마련인데 안정되지 못한 그림체를 빼놓고는
과연 유명한 작품 답구나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유명한 작품에도 옥의 티는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10권 정도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12지 혼령이 씌인 캐릭터 등장시켰던 것 같은데
10권 중반쯤이 되자 이야기가 지나치게 시리어스하고 축 처져서 읽는 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12지의 저주와 당주와 혼령에 씌인 사람들의 유대에 대해 어두운 면 까지 표현하고자한 게 아닐까 싶은데
내가 보기엔 같은 만화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우울해서 저까지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았다.
마냥 순수하고 따스할 것 같기만 하던 후르츠바스켓이 어둡고 음침해져서 정말 씁쓸했다.
책의 후반부가 되니까 어색한 동작이나 인체비례는 나아지는 반면 캐릭터의 얼굴은 펑퍼짐하게 변해갔다.
개인적으로는 한 7~8권 정도의 그림체가 제일 나았다는 생각.
지금의 그림체는 펜선도 가늘어지고 좀 더 깔끔해졌을지는 몰라도 캐릭터들의 얼굴이 너무 펑퍼짐해서
캐릭터들이 전혀 예뻐보이지 않는다.
후반부로 가자 그 따스함과 시리어스함에 완전히 지쳐버렸다.
앞부분의 홈코미디 부분에 비해 뒤로 갈수록 어정쩡해지는 유키의 러브라인이나 토오루의 일방적인 치유,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데도 그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점도
실망한 부분 중 하나. 쿄우, 토오루, 유키의 삼각관계를 만들지 않은 건 좋았지만
그 이전에 유키가 토오루에게 했던 행동들을 모두 납득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유키가 토오루에게 엄마를 바랬다는 것으로는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느낌.
또 소마 가문의 캐릭터들이 가득 쏟아지는 것도 12지 수를 맞추기 위해 그랬다는 것 밖에
특별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몇몇 캐릭터는 캐릭터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서
차라리 이 캐릭터가 없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없어져도 이야기 자체는 무리없이 진행될 것 같은데 말이지.
또 쿄우의 행동도 마음에 들지 않던 부분 중 하나.
스스로 사람들 사이에 어울리기 위해 노력하고 골치아픈 학생회 멤버들도 견뎌가며 애쓰는 유키에 비해
쿄우는 너무 토오루에게만 의지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후르바에서 가장 집중하고 봤던 부분은 토오루와 쿄우의 러브스토리가 아닌
유키가 사람들 사이에 어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 소소한 에피소드였다.
유키가 자신의 성격을 바꾸고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공감하고 용기를 얻었다.(나는 유키의 왕자님 다운 성격이 더 좋았지만)
내가 쿄우보다 유키한테 더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가
유키의 마음 속의 말들이 내게 있어 아주 많은 공감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정말 내가 후르바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전부 유키 덕분.
지금은 돈 없는 학생이라 힘들지만 나중에 애장판이 나와준다면 역시 망설이지 않고 질러줄테다.
쿄우는 처음부터 너무 주인공다운 성격이라 그 녀석이랑 잘 되겠구나, 하고 예측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토오루의 유일한 장점인 따스함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지쳐버렸기 때문에 그래그래 쿄우 팬인 분들께는 정말 죄송한 일이지만 쿄우의 성격은 굉장히 매력 있는데 비해 토오루에게 너무 의지한다는 느낌이라 썩 좋아지지 않는 캐릭터이다. 유키 마치 커플도 정말 좋아서 좋아한다기보다는 유키의 짝으로 토오루가 별로였기 때문에 좋아하는 정도랄까. 유키 토오루 커플 지지자 분들은 마치가 중간에 끼어든 것 같다며 싫어하시는 분도 많은 것 같지만 난 오히려 쿄우 토오루 커플은 잘되면서 유키에게는 아무도 없다면 그거야 말로 유키가 토오루에게 버림받은 것 같아 슬펐을 것 같다. 후반부의 시리어스한 부분과 달리 결말은 아주 후르바다웠다는 생각. 특유의 따스함이 전해지는 손자손녀를 두게 된 토오루와 쿄우의 뒷모습.... 길고 길었던 소마가와 토오루의 여정이 끝나자 뿌듯함과 함께 밀려드는 감동이란...
너희 둘이 많이 좋아하고 우리 유키는 끼워넣지 마. 하는 생각으로 변해버렸기 때문....
길었던 잡설도 여기까지.
후르츠 바스켓 만의 따스한 느낌은 좋았지만 한편으로 조금만 더 이랬다면....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 작품.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캐릭터들의 독백이 너무 좋았다.
기분이 우울한 날 따스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아쉬운 부분만 잔뜩 말한 것 같지만, 어쨌든 재미있습니다! <<급수습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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