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마왕 TV판이 종영된지가 언제적인데 갑자기 이 작품을 들고나와 감상쓰겠다고 뒷 북을 치고 있는 이유는.... 결국 하나 밖에 없습니다 ;;;; 갑자기 사쿠라이씨의 유리 목소리가 너무 땡겨서 옛 파일을 주섬주섬~ 그리고 32화를 다시 보고 괜시리 감동했어요 >_<

32화의 "무라타 켄"이 유리에게 스스로의 정체를 밝히는 장면.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좋아
했던 장면입니다만 다시 보니까 그 때의 감정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더군요 ^^
나엘 개인적으론 이 작품은 소설쪽 원작의 분위기를 훨씬 좋아합니다만, 이 장면 만큼은 애니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그건 아마도 무라타 켄을 맡으신 미야타 코우키씨의 딱! 맞는 목소리 덕분이 아닌가 생각.
예전부터 미야타 코우키씨를 은근히 챙기곤 있었지만 완전한 나엘 수비범위는 아니었었거든요. 그런데 무라타의 목소리를 듣곤 완전 꽂혔습니다 ^^ 사태파악을 한 번에 훤~히 하는 주제에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될 대로 되란 식으로 놔두고, 진마왕과 유일하게 맞먹을 수 있는 대단한 존재인 주제에 일개 고등학생에 불과한 척 시치미를 뚝~ 떼는 이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살려주신 미야타씨~ 넘 좋아요!! >_<
흠흠, 일단 진정하고..... 아무튼 해가 저물어가는 선상에서 무라타(=통칭 무라켄)이 말을 시작하는 부분부터.


유리 : 전에도 물었지만 말야, 너 정말 누구야?
무라켄 : 전에도 말했지만 난 무라타 켄이야.
유리 : 시침떼지마! 마족이잖아! 이상하다곤 생각했어. 말도 엄청 잘 통하고.
무라켄 : 단지 태어나기 전의 일이라면 쓸데없이 조금 기억하고 있어.
전생이라고 말하면 되려나?
유리 : 전생?


무라켄 : 아주 먼 옛날, 이 진마국에서 살았던 때 난 대현자라고 불리고 있었어.
유리 : 어? 그 말은...... 그... 대현자님!!
무라켄 : 난 아무일도 하지 않았지만 말야. 전생이라곤 해도 그렇네.....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한 영화를 몇편이나 기억하고 있단 느낌?
응? 시부야?


유리 : 속였던거네....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선 날 계속!
무라켄 : 말 할 수가 없었어. 여러 나라에서 태어났을 때 몇 번인가 진실을 털어놓은 적이 있어. 전생의 기억이 있어요, 라고 말야. 그것도 이세계의.
유리 : 그래서?
무라켄 : 병자취급 받으면 나은 편. 심할 땐 화형을 당하기까지 했어.
유리 : 화형?
무라켄 : 악마 취급이지. 그런 경험을 반복하다보면 진실을 말하는건 현명하지 못하다고 깨달아. 너에게도 정말 말해도 좋을지 망설였었어. 지금까지 계속 말야...
유리 : 하지만 말이지 이 쪽 세계로 와선 숨길 필요 없었던 거잖아?
무라켄 : 응. 하지만 마지막 계기가 필요했어.
네가 말해준다면 나도 고백하자고 생각했어.
비록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일지라도 다른 사람과 다르단 이유로 늘 큰 대가를 치뤄야 했던 무라켄. 그래서 그는 자신의 정체에 대해굳게 입 다물어 버립니다.
자신의 전생을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한 영화' 정도로 취급하면서, 과거 대현자였었다는 대단한 과거를 조용히 묻어버린 채....
하지만, 결국 먼저 정체를 고백하는 것은 무라켄쪽. 보통사람이라면 몇 번이나 힘든 경험을 하면서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라타가 유리에게 먼저 자신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그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혹은 '유리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지요 ^^


유리 : 그런! 말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내가 마왕이라고. 그런 바보같은 소리! 보통 믿을리....
무라켄 : 응, 바보같은 소리야. 보통은 믿지 않아.
그 증거로 지금껏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 무라켄에게 화를 벌컥내며 따지고 들다가 자신의 모순을 발견해버린 유리에게 그는 웃으며 나직하게 말합니다
"응, 바보같은 소리야. 보통은 믿지 않아."
자신에게 있어서 대현자로써의 전생이 있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절대적 진실이지만 그건 다른 사람에게 있어선 "바보같은 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라는 것을 이미 이해해버린 달관성, 그리고 누구나 그런 모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유리를 감싸주는 따뜻한 이해.
그런 게 느껴져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 장면을 돌려보고, 그래도 너무 좋습니다 ^^

그리고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진 후, 유리가 무라켄의 볼을 쭉 잡아당기면서 장난을 걸며 "응, 역시 무라켄이야!" 라고 말하는 이 장면도 좋아요 ^^
서로에게 말은 하지 못했지만 사실은 똑같은 고민을 해왔던 그들. 유리가 콘라드에게 늘 "폐하가 아니라 유리"라고 불러달라고 요구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역시 유리는 무라켄을 이해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봐도 이만큼 좋은 장면을 남겨준 마왕에 일단 감사 ^^ 그리고 나엘이 생각한 것 이상의 것을 보여주신 사쿠라이씨와 미야타씨에게도 감사를 ^^
오늘밤을 하얗게 새워서 마왕 뒷편이나 봐야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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