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의 미덕은,
- 악을 섬멸하는 영웅의 역할이 그리 즐겁고 통쾌하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것,
- 그리고, 싸워야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하는 문제가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라는 것,
- 정말 세상에 정의가 이뤄진다면 영웅 따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
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다른 미덕 하나, 어떤 불가능도 없을 것 같은 배트맨의 활공과 그 무한한 속도감,
모터싸이클을 타고 갈 때 만화처럼 휘날리는 검은 망토가 자극하는 바람 같은 자유로움.
그러나, 이 영화가 주는 못마땅한 점도 없지 않다.
- 2대의 배를 두고 이뤄지는 다소 어설프고 너무나 의도가 빤한 사회 실험,
- 아무리 개인적 고통이 컸다고는 하지만 너무 갑작스레 태도가 돌변한 '하비 덴트'의 이중성,
- 또 하나, 도대체 배트맨은 왜 '조커'를 계속 살려 두는지 알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등장할 때마다 심히 불쾌감을 느끼게 한 '조커'역을 맡은 '히스 레저'의 놀라운 연기.
아니, 이것은 사실 이 영화 최대의 미덕이지만, 솔직히 영화 속 그는 정말 역겨웠다.
그 역겨움을 창조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을 한 명의 젊은 배우.
악에 사로잡힌 그의 고독이 너무나도 가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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