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 - a tale of memories

평범한 판타스틱 스토리.

오랜만에 눈물이 나올 뻔했습니다. 이거... 엄청난 걸작이군요...(크흑... 치히로쨔마!!)

별로 특별히 할만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이유는 2가지! 하나는 이건 메이져물입니다. 조금 얕긴 하지만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효과와 더불어 광범위하게 공감하게하여 퍼져나가는 효과를 둘 다 갖추고 있습니다.(유희왕이나 나노하같은 경우 깊게 사람을 미치게 하지만 소범위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편이라 봅니다. 메이져라기엔 조금 부족하죠...)

여러가지 기법들이 눈을 어지럽게하는 실험 애니메이션틱한 장면 삽입들. 역시 일본의 사고는 유연합니다.(우리나라는 고지식해서 전체적 분위기가 어쩌고저쩌고하면서 이런 식의 표현을 자재시키겠죠...만화가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 때문이지만...)

이 실험 애니메이션과 같은 기법의 이용은 깊은 심리묘사와 색채를 통해 보는 자의 마음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화난 표정이나 화난 언동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강렬하죠. 붉은 빛이 번뜩이거나 점점 색을 잃어가는 세상의 모습에서 우리들은 저절로 불안함을 느끼고 찬란한 햇살이 세상을 덮을 땐 우리도 위안을 느낍니다.

보통은 이용하지 못할 방법이지만 여기에선 최고의 표현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애니에서 남용하면 이해받지 못할 것 같군요.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오프닝은 정말로 찾기 힘들죠...(제가 조금만 보고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파니포니 대쉬 1기 2기 3기 오프닝을 전부 합친 정도의 레벨입니다.(파니포니의 오프닝은 생각보다 심오하고 깊으며 주제를 잘 반영하고 있는 좋은 오프닝입니다.) 그래픽이나 프레임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제의식이나 표현방식의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쓰르라미 울 적에 1기. 오프닝에 주제를 너무 드러내는 바람에 '네타 오프닝'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이 ef - a tale of memories의 오프닝의 훌륭한 점은 네타 오프닝이지만 네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지막화까지 봐서 변화된 오프닝을 보면 감동과 전율이 흐르며 진정한 오프닝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방울처럼 부서져버리는 모습을 다시 보면 눈시울마저 따뜻해지는...이 애니를 전부 본 뒤 오프닝을 보는 것만으로도 전체의 내용을 떠올릴만한 무서운 오프닝인 것입니다.(모르고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카논은 게임판의 경우 정말로 감동적입니다. 5명의 공략 캐릭터(정확하게는 6명...)중에서 3명에게는 눈물을 참지 못할 정도였습니다.(마코토. 마이. 아유) 그에 비해 애니판 카논은 감동적이라도 눈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 평가로 ef - a tale of memories는 그 중간... 제가 감정이 메마른 인간이라 끝내 울진 않았지만 눈물을 흘리며 봐도 부끄럽지 않은 스토리입니다.

캐릭터는 조금 떨어지는 편입니다. 아니... 사실 떨어지는 건 아닌데 정확하게 말하자면...배경과 겉도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이 제작진이 의도한(불안과 상실감. 고독 등...)바였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배경의 퀄리티가 너무 높고 가끔씩 나오는 심리묘사를 위한 움직임들의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 오히려 평소의 모습이 묻혀버린다고 할까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훌륭합니다. 비교대상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정도는 되지 않는 한 흠잡을 곳 하나없는 최상급 cg들 입니다.

아무리 시끄러운 캐릭터를 하고 있어도... 아무리 조용한 캐릭터를 하고 있어도 그들은 마음 속에 깊은 어둠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주제와 이어지고 성격도 만들어 냅니다.

캐릭터를 먼저 만들고 과거를 만들었다기보단 과거와 설정을 먼저 만들고 캐릭터를 만들어낸 듯 한 자연스러운. 그렇기에 아쉽지만 캐릭터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외모쪽으로 봐도 여주인공 3인방이 예쁘게 생긴 것은 다만 눈요기일 뿐... 중요한 문제는 아니죠...

아니... 너무 치중했다고 할 수도 있겠군요... 아아~! 제 얕은 머리로는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단지 감동할 뿐...

위에서 적었듯이 색채로 사람의 정신마저 현혹시키고 있고 수많은 영문과 한문과 숫자는 읽을 수 있던 읽을 수 없던 우리를 화면 안으로 끌어들여버립니다.(읽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독자층이 몇세 일까요?(제대로 이해하려면 19세 이상이긴 하지만...)

참고로 전 19세 이상이지만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상당히 속이 깊은 애니메이션입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수십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한순간에 풀어버리는(그것은 영상을 통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만...)행위를 반복... 한번 보고 나면 마음에 무거운 응어리가 생기는 듯 하죠.

치히로의 소설대로 세상에 혼자만 있는 것이 '신'이라면 이 ef - a tale of memories는 어떤 의미로 라그나로크(신들의 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이건 말장난이지만...)

세상에 혼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는 그 세상의 신. 그렇다면 이 애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주요인물)들은 전부 신입니다.(아! 그럼 치히로를 묶고있는 사슬은 엔키두...하늘의 사슬이군요...역시 그냥 말장난...)

등장인물은 모두 외롭습니다. 가까이 있으면 가까이 있는대로 외롭고 멀리 있으면 멀리 있어서 외로우며 주변에서 고립되어 있고 마음을 열 수 있는 상대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그게 사람들마다 형태가 다를 뿐 결국 비슷한 고독과 슬픔을 지고 있다고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섬(마음)에서 혼자 살며 자신의 거대한 존재(신이라 부를 수 있는...?)에 갖혀서 살아가는 건 아닐까요? 그 자신의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에 상처가 나는 순간 신이 아닌 인간이 되는 것이라 봅니다. 그들은 모두 그런 경로를 거치고 있죠.

ef - a tale of memories에 나오는 남자주인공들은 모두 카논의 유이치와 동일할 정도로 기적을 구축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은 구하지 못해도 타인은 구해낼 수 있는 거대한 힘이죠.

기적이라는 건 애초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쉽게도 일어나지만 그러면 그냥 무시당하죠...)그들도 엄청난 상처를 입어야하고 고생을 해야하는 건 필연입니다.

기적이라는 건 없다. 있는 것은 필연과 우연.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할 지...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제가 듣기에 이 말은 빙 돌려서 기적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 같군요.

큰 상처를 입고도 다시 일어나서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그건 '자신이 무엇을 할 지'...이려나요?)

사람은 자신 하나밖에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 하나의 생각밖에 알지 못합니다.

이건 제가 항상 생각하는 사람의 공통된 본능 중 하나입니다.

ef - a tale of memories에서 고독의 상징은 쇠사슬 같군요. 고독 이외에도 자신이 만들어낸 마음의 감옥도 표현하는 듯 하지만 자세하게 파고들자면 끝도없겠죠.(이래뵈도 주제인데... 이 정도 스토리에서 주제에 달랑 하나의 의미만을 주진 않았으리라 봅니다.)

(슬슬 할말이 없다보니 횡성수설을 하게 되는군요... 죄송합니다.)

적색과 검은색이 섞여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속. 그 속에서 하나의 빛의 본다면 분명히 그 빛은 눈부시도록 하얗게 빛나 내 마음을 부실 듯 쪼아댈 것이고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투명에 가까운 블루일 것이다...

...(뭔 소리냐????????)

제 역량으로 ef - a tale of memories는 감상평은 쓸 수 없었습니다.(실력이 딸린다는 건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군요...) 타인이 제가 쓴 감상평을 보고 제가 느낀 가슴의 저림을 느낄 수 있어야말로 감상평이라 할 수 있는 것인데... 어떻게 써야할지 감도 안 옵니다.

직접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1화와 2화는 조금 지루한 편이므로 빨리 지나가셔도 좋습니다. 나중에 이해가 되기 때문에 1화와 2화는 상황의 이해를 통해서만 보시고 진정한 감동은 3화...혹은 4화부터 줄곧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앞으론 좀 더 좋은 감상평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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